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포이닉스라는 스승을 붙여주었다. ‘말을 유창하게 하되’, 말만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으로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그려진 아킬레우스는 포이닉스의 교육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전쟁터에서 용감하게 싸우고 빛나는 무공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군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시의적절한 해결책을 내놓는 탁월한 연설가이기도 했다.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의 힘은 일단 말에서 나온다. 자신감에 넘쳐 힘차게 울려 퍼지는 우아하고 품격 있는 말은 대중을 설득하고 난감한 분쟁을 해결하며 공동체에 빛을 비춘다. 헤시오도스는 ‘신통기’에서 이런 지도자의 수사(修辭)적 능력을 뮤즈 여신의 선물이라고 노래했다. 제우스가 점지한 ‘존경스러운 지도자의 혀 위에 뮤즈 여신들이 감미로운 이슬을 떨어뜨리면, 그의 입에서는 달콤한 말이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