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가’라는 말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고 순간 동화되기까지 했다. 나 역시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유일한 의식이자 취미가 산책인 또 다른 산책가이기에 그렇다.
다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가’, ‘-자’라는 말을 좋아한다. 특히 평소에 어울리지 않는 말과 합쳐진 것들을. 산책가, 독립자 등, ‘가’와 ‘자’가 옆에 자리함으로써 행위의 의미를 한층 끌어내 보이는 것이 좋다.
아무튼 <산책가의 노래>는 자신을 산책가라 칭한 이가 길을 거닐며 발견한 것들을 노래하고 그린 책이다. 이 노래는 보통 시의 형태를 띠고 있어, 마치 그 자체가 산책처럼 마음이 이끌릴 때 이따금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으며 의식의 흐름에 빠져 생각을 뻗어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