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는 프랑스 미술사에서 매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분류된다. 그는 기법적으로 완벽한 신고전주의 화가이자 존경받는 미술교육자였고 또한 선동적인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는 혁명 시기 발생한 프랑스 정치사의 주요 사건들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다비드의 회화는 그리스 조각을 연상시키는 견고한 형태미와 간결한 색채를 통해 웅장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특징을 지녔다. 단순한 형식으로 관람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그의 화풍은 주제 전달에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로베스피에르나 나폴레옹이 다비드를 총애했던 이유는 그의 그림이 정치적 선전에 유용했기 때문이었다. 1799년 12월 21일 파리에서 처음 공개된 대형 유화 작품 <사비니의 여인들>은 격동의 시대를 경험한 다비드의 정치적 신념이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로물루스 편에 서술된 로마 건국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그는 권력 다툼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프랑스인들에게 화해와 협력의 가치를 환기시키고자 했다. 아이들을 대동한 여인들의 역동적인 등장으로 전투를 중단한 채 정지 상태로 서 있는 로마 건국의 전설적인 영웅 로물루스와 사비니의 수장 타티우스의 모습은 혼란스러운 주변 상황과 극단적인 대조를 이룬다. 이 그림 속에서 풍겨 나오는 폭풍우가 일순간에 멈춘 듯한 고요한 긴장감은 이들의 선택에 담긴 역사적 무게 때문일 것이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67G2RM78P … 더보기